브로커_22.6

• 아주아주 쉽게 쓰여진 시 같은 영화. 그래서 아쉬운 마음도 들었지만, 아쉬웠던 점은 오늘은 쓰지 않을래. 너무 직선적인 말 중에서도 그래도 좋았던 대사는, ‘애를 가장 팔고 싶은 사람은 나였나봐”, 그리고 “지켜진 아이”.
• 사실 영화가 시작되기 전까지 잔뜩 예민해져있었다. 티켓 확인 직원이 없는 틈을 타 들어온 것 같은 사람들이 있었고, 어둠 속에서 자꾸만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사람이 있어서. 그 예민을 모두 녹인 것이 세차장에서 모두 함께 젖어버리는 장면.
• 소영은 어둠 속에서만 속내를 이야기했다. 터널을 수차례 지나며 서울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도, 태어나줘서 고맙다는 말을 할 때에도. 그래서인지 함께 어두운 영화관에 앉아있는 나에게까지 그 말이 닿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태어나줘서 고맙다고. 함께 수평선처럼 누워서 그 말을 듣는 것 같은 느낌.
• 서로가 서로에게, 존재하지 않았던 아빠, 엄마, 누나,..그 어떤 형태의 가족이 되어주는 것이 좋았다. (고감독 영화에는 항상 그런 식의 이상한 가족이 존재하지.) 누구도 진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따져보면 ‘진짜로 연결된다는' 생각 자체도 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