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그동안

 

이은

1. 드디어 쓴다.

두달여 텅 빈 것 같은 시간이 지나고.. 시와의 일은 다시는 회복하지 못할 관계인 줄 알았는데 뜻밖에 회복을 맞았다. 아직 가장 치명적인 이야기는 덮어둔 상태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전보다 훨씬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두 달만에 얼굴을 마주한 날에는 서운함도 원망도 갑자기 녹아내리고, 아무런 부정적 감정도 없이 그저 반갑고 고마웠다. 자신에게 시간을 넉넉히 내어주고 믿고 기다려줘서 고맙다는 선배의 말을 듣는데 왈칵 눈물이 나서 뜨거운 커피를 마시다 말고 조금 울어버렸다. 망망대해에 홀로 남겨진 것만 같았는데, 그래도 해가 뜨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날이었다.

 

 

2. 이번주는 내가 바라는 것이 너무 큰 욕심인가를 되뇌는 시간이 많았다. 자신이 꼬장꼬장한 사람인 것 같다는 아이유의 인터뷰가 생각나네.. 생각이 많을 때일수록 나의 취향을 좇고 quality me-time을 보내는 데에 집중했다. 시간이 없어도 짬을 내 좋아하는 카페에서 작은 디저트를 사오고, 내가 좋아하는 고요한 아침의 빨래 시간을 즐기고, 필라테스를 하고. 그리고 가장 마음을 무겁게 했던 두가지는 오히려 솔직하게 물어본 것이 도움이 되었다. 대답은 나의 예상보다 훨씬 더 긍정적이어서 하나는 앓던 이가 빠진 기분이었고, 하나는 조금 더 깊어진 느낌이었다. 말하는 감각을 익히는 연습 중.

 

 

3. 그동안 읽은 책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트러스트
출근길에 듣는 목소리 : Laufey / 이하이

정말 좋다

 

 

 

 

 

4. 때가 되니 절로 새순이 돋는다. 그저 시간이 필요했을 뿐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