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더 나답게 만들어주는 10개의 물건

시와 비움에 대하여 대화하다가 이 리스트를 다시금 떠올렸다.
처음 썼을 때는 2022년이었나? 2년 사이 갱신된 내용을 적어본다.

2024에 새로 쓰는 리스트는 이렇다.

1. 노트
2. 펜
3. 책
4. 루이보스바닐라 티
5. 도톰한 수건
6. 식물
7. 백팩
8. 스케줄러
9. 척70s
10. 빨래방 카드


바뀌는게 크게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1-4만 빼고 모두 바뀐 느낌이다.

4의 루이보스바닐라 티랑 10 빨래방은 요즘의 새로운 중독이다. 퇴근하고 집에 와 집안일을 모두 마치고 나서 향긋한 차를 따뜻하게 우려놓고나면 그때부터 미타임 시작. 차가 스위치 역할을 한다. 책 앞으로 가고싶게 만드는.
한동안 런드리고의 편리함에 의지해오다가 최근부터 다시 틈틈이 빨래방을 이용하는 중인데, 모든 집안일 중에서 빨래와 설거지의 시간이 제일 좋다. 빨래방에 들어가면 풍기는 깨끗한 향도 좋고.

9의 컨버스는 내 오랜 단짝. 언제든 블랙과 아이보리 이상을 구비해두는 내 최애 신발. 군더더기 없고 심플한 맥도날드의 패키징을 좋아하는데 컨버스도 비슷한 느낌이다. 클래식한 디자인에 군더더기 없는 디테일.


7.백팩. 작년부터 백팩을 종종 메고 있다. 잊고 있었던 사실은, 사실 나 유구한 백팩러였다는 점. 학교 다닐 때에도 백팩을 좋아해서 백팩을 자주 메고 다녔었다. 갑자기 생각나네 내 브라운 백팩..

8의 스케줄러는 1의 노트와는 또 다른 기록장이다. 스케줄러 없이 일기장만으로 몇년을 살다가 올해는 자그마한 스케줄러를 하나 들였다. 나이가 드니까 이제 이런 것도 해야지 할 줄 알아야지 하는 것들이 하나둘 늘어난다. 어제의 대화에서 시가 조명을 바꾸는 작업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비슷한 말이 있었다. 이제 이런 것도 할 줄 알아야한다고. 맞다. 내가 나를 챙겨야지 그럼 누가? 어제 예상치 못한 소식으로 인한 고통도 이 문장으로 잊었다. 이제 이 정도 먼지는 금세 털어낼 줄도 알아야한다.



2년 전의 아이템들은 모두 안의 활동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들인 반면에 2024의 리스트에는 무언가 바깥을 향하는 아이템이 추가되어 흥미롭다.(7,9) 정화와 관련한 아이템들이 추가된 것도 눈에 띈다.(5,6,10) 분명 진보하고 싶은 것이다, 나는.
나아가는 중. 무엇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