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수습 1705일차 - 나의 유형은

• M과 함께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 팀장님이 나와 H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한다. 요약하자면, H는 회전이 빠른 사람, 나는 꼼꼼한 사람이라고.
• 그말에 갑자기 속상한 마음이 들었다. 나도 회전이 빠른 사람이고 싶었나보다. 회전이 빠른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니란건 아는데, 느리고 꼼꼼한 사람으로 분류되는 것이 왜인지 바보처럼 느껴졌다. 세상은 빠르게 흘러가고 상황은 자꾸자꾸 바뀌는데, 나 혼자 우두커니 서있는 느낌일까.
• 등대는 내가 꼼꼼해서 좋다고 했다. 결국 완벽은 꼼꼼함에서 비롯된다고. 모든 면을 다 살펴봐서 그런거라고. 그게 더 빠르다고 생각한다고. 그 말이 또 위로가 되었다.
• 나의 느릿한 면을 좀 더 사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쯤에서 다시 새겨보는 올해의 문장들.

 

1. 미우나 고우나 내가 나를 데리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은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는 것.
2. 나와 타인의 감정 모두 일단은 (가져도 되는 감정인지 아닌지보다는) 일종의 현상으로 여겼으면 한다는 것.
3. 나 자신과 친밀해지는 것이 타인과 친밀해지는 첫걸음이라는 것.
4. 어떤 대상과 멀어지는 일은 버려지는 일도, 버리는 일도 결코 아니라는 것.
5. 각자가 고유하고 개별적인 존재로 있을수록 서로 더 잘 연결되고 친밀해질 수 있다는 것.

 

 

작년 이맘때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