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407의 기록-input의 날

할 일이 정말정말 많은 나날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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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을 내어서 외출.


아침 시간대에 (멀리) 외출하는거 오랜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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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도 오랜만.
미세먼지 가득하지만 날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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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목적지.
존 버거의 스케치북 전시를 보러,,

할 일을 제쳐두고 나선 건 오늘이 마지막인 전시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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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절친 장 모르에 의하면,
존 버거는 숨길 수 없는 익살스러운 면모가 있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왠지 이 사진 좋아서..
이것도 장 모르가 찍은 것.

인생을 함께 하는 반쪽같은 친구가 있다는 것이 멋있다.
정서적으로나 공적으로나 의지되는 그런 동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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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이 폐쇄된 형태가 아니라서
군데군데 빛이 새어 들어오는 갤러리였다.

햇빛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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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초입에선 존 버거의 드로잉 한 점과
그의 죽음을 추모하는 이들의 글과 장례식 풍경이 영상형태로 틀어져있었다.

내 장례식에선 누가 어떤 단어로 나를 그리워할까, 문득 궁금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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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존 버거를 글로 먼저 접하게 되어서인지
그의 작가적 면모를 더 눈여겨 봐왔는데
그의 글들이 전시장 곳곳에 함께 마련돼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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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출판된 책 우리가 아는 모든 언어의 초고..도 볼 수 있다.
존 버거는 늘 테이프와 가위를 지니고 글을 다듬었다고 한다.
단어와 문단의 배치를 손보기 위해서..
제7의 인간과 같은 작품도 그렇게 탄생했겠지.
논술 시험칠 때도 그렇게 하면 어떻게 될까를 문득 상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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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you, cherie
그가 귀퉁이에 끄적여놓은 이 한마디에 괜히 혼자 뭉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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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마지막에 다가가며 그는 자연을 자주 그려냈다고 한다.
꽃, 자두 한 줌 같은 자연의 언어들을
드로잉으로 옮겨내는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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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들었던 튤립.
방에 걸어두고 싶은 드로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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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반가워버렸던 파슬리의 그림..
persil d'amour라는 메모가 적혀 있다(by John Ber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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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버거, 당신이 내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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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을 가져다 줄거라던......무언가.
나에게도 가져다줬으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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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좋아하는 제7의 인간의 원서 서문..
원서도 쟁여놔야지..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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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못지나치고 노트도 사서 나왔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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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치열하게 읽어내고, 말로서 그림으로서 이야기를 나누며 살아온 그의 자취가 존경스럽다.
그렇기에 그런 걸작들도 남길 수 있었던 거겠지...



빈곳을 메우는 사람이라는 표현이 좋아서
우리가 아는 모든 언어 책도 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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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 들리는 김에 사려던 책들도 한꺼번에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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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읽는 하루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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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스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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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들어서
같은 장을 몇번이고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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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희.
오늘의 수확.


점심은 지나가다 보인 집에서 메밀칼국수 한 그릇.

왜인지 내멋대로 들깨칼국수 이미지를 상상하고 들어간 탓에
음식이 나왔을때 약간 당황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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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삼하니 맛있었다.




돌아와서 후다닥 자소서 하나 쓰고
사온 책들 한장씩 읽어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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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대신 달다구리 한조각.

탈락 소식이 있긴 했지만
대체로 좋은 하루였다.


건강한 인풋 많이 넣어준 날.
그 시간에 인적성 문제를 더 푼다든가
자기소개서 한 자를 더 썼을 수도 있었겠지만
이 또한 나에게 필수적인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조각조각의 인풋들이 쌓여 반짝이는 아웃풋이 묻어나는 사람이 되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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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 빛을 발하길!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