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006의 기록

도무지 생각한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하루였다

아침잠은 멈출 때를 몰랐고
덕분에 약속시간에 조금 늦었고
그와중에 열심히 짐을 챙겨나갔으나 쓸모없게 되었고

이동시간은 너무 길었고
사람이 너무 많고 지하철이 너무 더웠다..


목적지에 닿지 못한채 그대로 방향을 돌려 와야했다
이동중 어떤 이야기로 기분이 조금 상해버리고
오전을 그렇게 다 날리고서
생각지 못한 곳에서 점심을 먹고
꾸물거리며 익숙한 장소를 찾아 그제야 좀 휴식을 취했던 하루

그럼에도 무언가
끈끈하고 행복했다

상했던 기분은 진심어린 사과에 풀렸고
생각지못한 곳에서의 점심은 생각보다 맛있었다
편견이 깨졌어

그리고 익숙한 곳은 역시나 지겨움보다는 안정감을 줬다

그 공간에 있다보니 마음이 편안해져서
한결 편안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볼 수 있었다


왜 특별한 날엔 특별한걸 해야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던 걸까
매일이 소소하고도 특별한 날들인걸
꼭 오늘이어야만 하는 일들도 물론 살다보면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일도 많다


특별한 날이라서 특별한것만 해야하는것도 아니고
특별한 일을 해야 그 하루가 특별해지는 것도 아니다

뭘하고 뭘보고 뭘 들었든
내가 어떤 감정과 생각을 갖게 되었고
그를 통해 얼마나 채워졌는가, 하는게 특별한 하루를 결정하는 거겠지


단어 선택이 달리 떠오르지 않아 특별한이라는 단어를 쓰긴했지만
뭐 좀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지

!


사랑하는 사람과 긴 하루를 보내고
오랫동안 끌며 읽어온 책을 드디어 다 읽고
새 책을 읽기 시작하는 새벽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