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1.26의 단상 - 마음에도 건조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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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퍽 우울하게 지냈던 생일 주간이 어제로 끝났다. 축하는 많이 받기도 하였고 그렇지 않기도 하였다. 뿌린대로 거두는 것이겠지하며 의연한 마음을 먹으면서도 조금 쓸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따뜻한 축하를 받았으니 그걸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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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걸로 되었다는 마음은 륨을 만나고서 짙어졌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공유하자니 아,이것으로 충분하다,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영혼이 충만해지는 기분을 들게 해주는 친구. 함께 있을수록 공허해지는 관계에 질려갈수록 그런 친구가 너무도 절실해진다. 마침 그런 이가 간절히 필요했던 타이밍이었던터라 더 값지게 느껴진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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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걱정했던 것보다도 괜찮은 출장이었다. 오랜만에 남쪽에 있는 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였다... 거기 있는 동안은 북쪽의 일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무엇이든 과하게 걱정하는 습관을 이제 그만 버리자고 다짐하기도 했다. 막상 닥쳐보면 허무하리만큼 쉽게 지나가는 일들도 있기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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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언젠가부터 ‘쉼’이라는 말을 떠올리면 ㅂ과 함께 반쯤 누워 아무말 없이 햇볕을 쪼이던 옥상에서의 한낮이 떠오른다. 일광욕이 필요한 나날들을 지나는 중이라 그런가. 눈물젖은 마음을 햇볕에 말려두고 싶다. 물기 한 점 없이 보송한 마음을 품고 깊디 깊은 잠을 자고 싶다. 그러고서 눈을 뜨면 모든 것이 괜찮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