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_헤르만헤세_민음사_201404

 

데미안_헤르만헤세_민음사

2014년 4월 14일부터 1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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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 첫 책*_*

 

정말로, 나에게도 데미안 같은 이가 있었으면 한다. 내 생에서 되도록 많이 만날 수 있었으면 한다.

나도 또한 누군가에게 데미안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

 

싱클레어에 많이 대입해보며 읽었다. 특히 어릴 적 부분. 두 세계를 묘사하는 부분에서는 내 생각을 그대로 옮긴듯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나는 내가 느끼던 그 두 세계를 굳이 말로 묘사한다거나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었지만 헤르만 헤세가 표현하려는 것이 뭔지 정확히 이해 할 수 있을 정도로 공감되었다. 지극히 '화목'하고 유복한 가정과, 집밖을 조금만 벗어나도 보이던 또 다른 세상. 그리고 그 중간에서 혼란스러웠던 그 기분이 고스란히 다시 느껴졌다.

 

쵱여랑 주로 이야기했던건, 지극히 제도권 내에서, 규범적으로 성장해 온 어린 시절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둘 다 부모님이 안정적 직장을 가지신 것의 영향도 있겠고, 스스로의 성격이 충분히 반항적이지 않은 탓도 있겠지. 여러가지 이유로 우리는 소위 '엘리트'적인 삶만을, 그니까 평범하고 지극히 '정상'으로 분류되는, 조금 더 상위의 '정상'적 삶을 살아왔는데, 20대 중반이 되어서야 현실에 대해 조금이나마 체감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게 아쉽고 분하고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는 얘기를 많이 비중을 두고 했다.

나만 해도, '화목'한 가정에서 자라 큰 반항없이 평범한 중학교 시절을 보내고(그리고 중학생으로서의 8할의 시간은 특목 진학 학원에서), 엘리트 집단이라 할 수 있을 특목고에서 보내고, 무사히 인서울해 제도권내의 학교를 다녔다보니 여태까지 크게 내 틀을 깰 만한 일이 없었던 것 같다. 지금에서야 조금씩이나마 생각다운 생각을 하고 있는 기분인데....아직 답을 못 구한 문제들도 많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실 요즘은 화이팅 기운보다는 좌절의 기운이 팽배한 나날들..허

이런 기운들을 글로 막 발산해내서 내 주위의 안락하고 공고한 틀을 깨버리고 좀 더 나은 인간이 돼서 가치로운 존재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를 아직 고심중이당. 그래서 데미안 같은 존재가 필요한 것 같다. 불편을 느끼기 전까지는 바꿀 필요성에 대해 실감하지 못한다는 국개협 강의에서 교수님의 말씀과도 연결되는 부분. 내 삶에 문제가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면 바꿀 필요성도 못느끼겠지. 지금은 문제인식 단계인 것 같다. 이 단계를 스물 넷이나 돼서야 느끼고 있는게 함정이지만 지금 이걸 느끼고 있다는 걸 감사히 생각해야할 듯.. 그렇지 않았으면 나이가 몇이든 그냥 정육점의 돼지머리나 다름없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