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격리를 맞아 호다닥 써보는 8월 나머지

걸리고야 말았다..코로나...
밀접접촉이 있긴했지만 그와 비슷한 일은 이전에도 많이 있었다.
짐작컨대 건강검진만 하지 않았어도(피를 뽑고 피곤에 시달리지만 않았어도) 용케 피해갈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검진날마다 나는 기력이 쇠하는 것 같다 경험적으로 그러하다......... 공복 상태로 검사 줄 휙휙 옮겨다니고 거기다가 케텍스도 세시간 탄게 무리였지 싶다. 게다가 전날은 자정까지 야근을 했으니..
암튼 아프기 시작하니까 시간이 남아돌아서 포스팅.. 감사날부터 시작

살면서 처음 받아보는 감사..
낮에 왼종일 빡침+왼종일 감사실 들락거리며 시달려서 저녁에는 진짜 기운이 1도 없었다
겨우겨우 집에 감 어니부기가 부축하다시피해서 집갔다

어렵사리 마무리한 금요일. 한주 잘 넘긴걸 축하하며 오빠랑 한잔
먹다가 바람 쐬러 나와서 오빠랑 키득거릴 떄 기분이 진짜 좋다
알맞게 마시고 귀가
비가 올랑말랑한 밤이었다

푹자고, 다음날 점심은 나대 집들이!
빵의향현 들러서 비건빵 한박스 샀다
빵 종류도 엄청 많고 나대가 좋아하는 재료를 쓴 것도 많아서 고르는 재미가 있었다

나대야 쫌만 기다료 내가 흑임자 쑥 단호박 다 쓸었다~~

비가 갑자기 퍼부어서 비 감상하면서 고고링

나래가 만들어준 닭볶음탕. 맛보고 반해서 레시피도 받아왔다
감자가 지이이인짜 맛있었다. 감자 어디꺼냐고 물어볼걸..(감자귀신)

후식까지 야무지게 먹고 귀가

집에 와서 페인팅 좀 하고, 저녁 챙겨먹고서
에어팟이랑 읽을 거리만 들고 헐렁하게 동네 카페 마실 나왔다
패티 스미스 - 몰입 다 읽었다.
독서하다보니 코노 가고싶어서 코노 한판 하고, 어니부기 만나서 밤산책
밤 날씨가 부쩍 시원해지는걸 보니 끈적한 여름밤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 싶다.

일요일은 필테데이인데, 요즘 새로 생긴 루틴은 도서관을 들리는 것.
그래서 일요 필테 갈 때마다 맨몸으로 갔었는데 요즘은 큼지막한 에코백을 함께 들고 간다.
8월에 빌린 책은 이런 것들.
저 중 3권 읽고, 나머지 두권은 읽다 말았다. 가장 좋았던 건 장엄호텔, 가장 빨리 읽힌 건 우리는 초식동물과 닮아서.
장엄호텔을 읽으면서는 자꾸만 과몰입을 하게 되고 그랬다

진짜로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매번 쓰긴 쓰는 책 소독기

흐리고 우중충한 날이었는데, 패러슛 들으니까 조금 기분이 나아졌다

어느날의 치막

일요일 밤이었나보다. 무도 보면서 피포페인팅.

잠시 약을 받으러 병원을 들렀는데, 병원 뷰가 미쳤다
대기하는 내내 하늘멍을 때렸다

히야 날씨 좋구만~~~

퇴사하는 분이 있어서 갑분 회식. 생각지 않게 꽤나 달렸다.
먹고 도로 들어가서 일하려고 했는데.. 그냥 접고 나옴

하늘이 정말정말 예쁜 날이었다

무척 잘 쓰고 있는 가방. 외박할 일 있을 때는 무조건 이걸 찾게됨(ㅋㅋㅋ)
짐이 넉넉히 들어가는데, 많이 담아도 그런 티가 나지 않아서 좋다

H, S 선배와 점심.H에 대해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되어서 신기했다. 무엇이 그녀를 그렇게 바뀌게 했는지, 바뀐게 아니라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면 그것을 꺼낸 것은 무엇인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디저트를 먹었다

다망프레르 밀크티 빙수 그저 갓.. 스트레스 받는 날 가서 또 먹어야지



두시간 휴가 쓰고 어니부기 접선
갑분호캉스의 날

차분해지는 호텔 입구

욕조가 있는 방. 원래 예약하려던 곳은 예약 풀이라 강제로 고른 방.

어메니티는 몰튼 브라운. 코코넛향 바디로션 너무 마음에 들어서 사려고 구글링해봤다

샤워실 좋았다. 욕조도 쓰려고 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그냥 샤워만.

따듯한 물에 씻고 나와서 머리 말리면서 책 읽었다

모순을 줄이는 쪽으로 살아내고 싶은 마음.

숙소에서 좀 쉬다 나와서 치킨에 맥주 한잔하고 후식 먹으러.
요거트 중독자 둘인데 귀여운 이름의 아스크림이 있길래 먹어봄

카페31 넘나 죠은것... 천재적이야
아이스크림 녹여먹으면서 라스 켜놓고 뒹굴

푹 자고 인나서 씻고 나왔는데 내 옷 넘 가지런히 개어져있어서 ㅋㅋㅋ귀여워서 찰칵
이 구역 살림왕...
무도 보면서 킬킬거리다가 삼계탕 먹으러 갔다

도로 회사 들어가야하는 나와 행복한 휴가를 마저 보내는 어니부기 ㅠ 부럽쟈나
내 애잔한 눈빛이 안돼보였는지 오빠가 회사방향으로 데려다주고 갔다
커피 왜케 맛없게 찍혔냐.. 라벤더 더블샷. 존맛. 사진 보니까 또 먹고싶네

무사히 맞은 호캉스 다음날 아침
달래방에서 만난 칼럼 속 좋은 문장

금요일의 포션.. 더티차이라떼

정식 센빠이랑 점심으로 바지락칼국수+부추전
나는 파전보다 부추전파~~ 크크

호캉스 한게 무색하게 담날은 바로 폭풍 야근
사수 없는 동안 해야할 일 까먹지 않게 잔뜩 적어두고 퇴근

금요일 야식 ㅠ 특식
집앞 횡단보도에서부터 요거트 아이스크림이 너무 먹고싶어서 혼자 2인분 시켜먹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포션으로 버틴 날ㅠ

불면의 밤. 이노래 꽂혀서 계속 들었다.

찌뿌둥하게 일어나서 드립백 아이스로 한잔
써밋 커피 넘 맛나다...

언제 다 칠하지 생각하지만
막상 칠하기 시작하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낮잠 전후로 온통 색칠만 하다가

골방화가처럼 마무리하긴 아쉬워서 옷 줏어입고 호다닥 외출

공원 옆 따라 걸어서 카페왔다

늦은 저녁으로 프레첼+아라

글도 쓰고 책도 읽는 고요한 밤
카페 사장님 선곡 취향이 나를 저격하였음
거의 내 플리나 다름 없는 수준🔥또올게여

7시 출근의 날😇
부라타치즈 샌드위치는 맛있었다

매우 지치고 빡치는 날이었는데
동생이 이 짤 오른토끼 나 닮았다고 보내줌^^..
왼토끼의 모습은 자주 볼 수 없다는 코멘트까지^^..
고마워 동생아^^

감사 결과 챙기고 노조 질의에 답변자료 보내느라고 야근하고 집와서 한참을 울었다. 마음에 쌓인 말들이 많은 탓이었다. 지우기 어려운 말들이 많았나보다.
운 마음 그대로 잘 수는 없으니까 장자크 상페의 그림책을 주워들어서 빈백에 반쯤 누운채로 스르륵 읽고 잠들었다.

담날은 교육이 있어서 단출한 점심메뉴
얼른 챙겨먹고 나머지 점심시간 내내 일하고

교육 들으러 탈출. 가끔 교육이라도 들으러 가야 좀 환기가 되는 것 같다
뭐 출장이랄게 도통 없으니..

이전 요일들에 비하면야 수월한 퇴근이었다. 교육 끝나고 햇살 가득한 버스를 타고 돌아와서 어니부기랑도 접선. 오빠가 업무적으로 고민하는게 있길래 이야기하다보니 집 가는 길 내내 작명소를 차렸더랬다. 나는 역시 뭔가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할 때가 제일 즐거운 것 같다. 틀에 박힌 걸 하는 것도 하면 하지만.. 효능감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꼼꼼한 사람이라는 말이 기분 좋지 않은 것이 그래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최근 본 글 중 제일 마음에 들었던 민경희 작가님의 글.
너무 충격적으로 좋아서 저장해놨다.
유독 쭈그러드는 날에 오빠가 항상 해주는 말. 나는 끝의 끝까지 네편이라고. 너는 그저 심호흡 한번 하고 네 갈길 가면 된다고.

이튿날은 코를 쑤시고

다음날 또 쑤시고..
밀접접촉이 연이어 있었다.

토요일은 주말 출근해서 여섯시간쯤 일하고
오빠랑 한잔 하기로🍺🍻
회기에 있는 단골 이자카야인데 언젠가부터 여기 오징어튀김 중독돼서 올때마다 이거 시켜먹는다
가라아게보다 더 마시써..

집에 오는 길에 오빠랑 마트 들러서 간식 쇼핑
뭔가 맛있어보여서 샀다 옛날 느낌 낭낭한 아스크림



원래 오빠랑 저녁에 집에서 땅콩 막걸리에 한잔하려고 닭도리탕을 만들어놓고 출근했었는데 뭔가 자꾸만 빈맛이 나서 초대하지 못했다
그얘기를 했더니 오빠가 직접 등판.. 맛을 완성해주고 귀가했는데

담날 일어나서 맛보는데 걍 미친놈임;;.. 미쳤어
내가 만든(오빠가 완성시킨) 닭도리탕 너무 맛있어서 내 칭구들 누구라도 불러서 먹이고싶었는데
코로나 선배님이 다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어둔 상태라서 너무 아쉬웠다ㅠㅡㅠ

잘 챙겨먹고 저녁에는 물 한컵 떠놓고 독서
글씨가 너무너무 잘아서 잘 안보였다..(노안 아님 ㅠ 레알로 글이 작았음)

백예린의 플레이리스트를 듣는 밤

담날은 거의 일년만에 보는 후배와의 점심
뜨끈한 국밥을 먹고

오픈엔드 왔다
발굴해둔 카페인데 올때마다 넘 좋다
메뉴가 별게 없는 점은 아쉬운데 그래도 좋다

나는 따뜻한 플랫화이트
비가 오는 날이라서 따순게 먹고싶었다
(ㅠㅠㅠㅠ나가서 맛있는 라떼 먹고싶다ㅠㅠㅠㅠ제발 외출..)

못 본 새에 많이 앓았던 것 같았다.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올 결심을 해주어서 고맙고 대견했고.. 기력을 되찾자마자 누나 생각이 나더라고, 그래서 당장 점심 먹자 한거라고 하기에 그 마음도 참 고마웠다
독서 취미가 있는 줄 몰랐는데 공통관심사 발견해서 얼결에 북카페도 추천받고 옴
담에 비오는날 스르륵 가봐야지

오년 다이어리 한동안 방치했었는데 요즘 다시 열심히 채우고 있다. 나는 외롭고 슬플 때 쓰는 것 같다 삶이 놀랍도록 바쁘고 재미나게 흘러갈 때에는 뭔가를 쓰고싶은 근질근질함이 덜 생기는 것 같다
작년에 쓰여진 나의 생각이 일년 뒤의 나를 위로하는 날들이 종종 있다. 매 페이지가 포춘쿠키를 까보는 느낌이다.

8월 마지막 수요일은 조금 특별했다. 오빠와 각자의 저녁시간을 갖다가 중간에서 접선해서 포차 탐방

살면서 처음 가보는 포차..🔥❤️‍🔥
뒤늦게 알아버렸다 이 갬성. 삼순이가 그토록 아끼던 포차 갬성을 서른둘에 알아버림

크으으으 잔치국수에 쏘주
(ㅠㅠㅠㅠㅠ나가서 국쏘 하고싶다ㅠㅠㅠㅠㅜ)
이날따라 오빠가 셀카에 협조적이어서 킬킬거리면서 사진 찍고 기분 왕 좋아졌다
내가 갖고 있는 업무 고민을 백퍼센트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서 거기에서 오는 해방감이 있다. 그리고 그래서 가능한 조언들이 있다. 그런 조언들은 정말 깊이 흡수할 수 있게 된다

한잔했으면 아스크림 먹어줘야댐 국룰임
이 사진 찍고 무척 뿌듯했는데 며칠뒤에 지락실보고 왕 배신감 들었다

유진이랑 영지는 바밤바 비비빅 모르지만 ㄴㅐ 최애는 언제나 바밤바..🌰🌰🌰 8월 밤은 이렇게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