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요일의 포르투갈 1 - 이불 속에 발을 넣고 숨으면 아무것도 괴롭지 않을거야

 

포르투갈 여행 기록 - 1.목요일의 리스본 

 

나의 여행 스타일은 어느 나라를 가건 모든 요일을 겪도록 진득히 눌러붙는 것.
열심히 빠릿빠릿 돌아다니는 여행도 좋지만, 나의 몸과 마음에 더 편안한 형태는 그런 여행인 것 같다.
몇개월 전부터 마음 먹었던 여행이었고, 함께할 이도 구해두었고, 날짜도 헤아려 찜해두었고.
입사 후 처음으로 떠나는 장기여행이었고 내 인생 첫 유럽이었다.

 

 

훌쩍 다가온 여행 전날 밤. 이제 2년 전의 기억이라 많은 것이 휘발되어서 정확한 정보들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래도 생각나는대로 기록해두어야지. 뭐, 나중에 떠오르는 것들이 있으면 그때 추가해두면 되니까.

 

 

 

떠나기 전날 밤에는 이런저런 계획을 점검하고, 맹구와 카페에서 만나 작별인사를 했다.
비교적 짧은 노티스에다, 발렌타인데이에 떠나고, 1000일을 못챙기게 되었던가? 아무튼 맹구를 조금 서운하게 했더랬다. 그 정도로 나에게는 중요했던 휴식이었던터라 그애도 이해는 했지만.

 

 

 

 

 

 

발렌타인데이날. 공항에서 만두를 만나 배를 채웠다. 
합칠 짐은 합치고, 유심을 받고, 밥도 먹고. 이제 진짜 떠날 준비 끝.

 

 

 

 

날씨가 예뻤다.

 

 

탑승 대기 중. 우리가 탄 비행기는 루프트한자.

 

 

 

 

기내식 메뉴.

 

 

음료는 뭘 먹었더라. 화이트와인을 먹었던가.

 

 

 

 

그랬나보다. 만두는 맥주.

 

 

오만과 편견을 보다보니 기내식 타임.

 

으깬 감자 맛있었다.나머지 음식들은 사실 잘 기억이 안나

 

 

 

다 먹고 튼 영화는 기생충. 다시 봐도 재미있다. 한국영화의 빛나는 순간을 꼽으라면 나는 기생충을 꼽을거야.

 

 

 

간식은 초콜렛, 빵, 약간의 과일.

빵은 배가 불러서 반쯤 먹고, 과일만 주워먹었다.

 

 

 

직전까지 야근을 계속하며 바쁘게 지내다 가느라고 포르투갈 공부를 못해서
비행기 안에서 급한대로 벼락치기.

 

 

 

어느새 동이 트고

 

프랑크푸르트 도착.
기상악화로 경유지에서 환승편을 놓칠뻔 한 적이 있어서 경유 시간을 넉넉하게 잡았다. 한 다섯시간 정도 됐던가.
입국심사를 하고, 유심칩을 끼우고 테스트 해보다보니 금세 탑승 시간이 되었다.

 

다음 연결편도 루프트한자. 리스본까지 몇시간 비행이었는지는 기억이 안나네.

 

 

기내식은 크림파스타. 느끼했는데 허기가 져서 반절은 먹었다.
역시나 오이랑 토마토랑 샐러드를 주로 줏어먹음

 

초콜렛 뭔가 귀여워서 챙겼다.

리스본에는 한밤중에 도착했고, 예약해두었던 에어비앤비 숙소로 우버 타고 이동.
집주인이 매우 친절했고, 엘리베이터가 없는 숙소를 짐가방 들고 오르는 건 정말 힘들었다 ㅠ
밤이라서 시끄럽게 하면 안되니까 조심조심 올라오느라고 더 힘들었다ㅋㅋㅋ 그래도 만두 있어서 시켜먹음 ㅠㅠ(나쁜 누나 ㅋㅋ)

해가 다 저문 밤에 봐도 예뻤던 숙소. 삐까뻔쩍한 느낌은 아니지만 충분히 좋았다.
해가 뜬 창밖뷰가 정말 예쁘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쓴 침실. 너무너무 좋았다.
여행 초반에 자꾸 회사 사람이 나오는 꿈을 꿨었는데, 그랬던 것을 감안해도 이 방에서는 어쩐지 푹 잔 느낌이 들었다 이상하게도.

 

 

 

샤워부스와 화장실이 딸린 방이었다. 매우 편안했다.

 

 

복층 숙소라서 이층에서 보는 뷰는 이런 모양. 정말 아늑했다.

 

 

이건 만두가 쓴 이층 침실.

 

 

집주인이 웰컴푸드로 두고 간 에그타르트.

 

 

 

그 외에도 와인과 과일이 웰컴푸드로 준비되어있었다.

 

 

 

 

1층 메인 화장실. 여기는 주로 동생이 사용했다. 저 세면대 너무 작고 귀여운데 세수할 때는 너무 불편해서 ㅋㅋ 둘 다 세수는 내방에서 했다.
대신 이 화장실은 햇살 맛집이라서 한낮에 들어가면 뷰가 너무너무 예뻤다.

 

 

 

돌로 받쳐져 있는 나무 서랍장. 서랍장의 무늬 디테일도 신기한데 돌로 괴어져있는게 신기했다.

 

 

 

1층 침실 한켠의 옷장

 

 

 

짐을 대충 풀고, 이 침대에 딱 누웠을 때의 아늑함을 잊을 수가 없다.
따뜻한 물에 들어간 듯 확 풀어지는 느낌. 진짜 행복했어.
저 그림은 어딘지 무섭기도 하고 예쁘기도 했는데, 저 중문이 너무 좋았다. 자잘한 유리 모양을 타고 햇빛이 흐를 때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다.

 

 

 

 

이층에 있는 만두에게 잘자- 굿나잇 인사를 하고 첫째날은 이렇게 잠에 들었다.

잘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