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수습 812일차 - 애쓰지 않아도 드러나는 것들

 

 

오랜만에 쓰는 인생수습 일지..
내 작고 소듕한 블로그 유입의 대다수가 인생수습 카테고리를 읽고 간다.

수습하다,의 정의를 검색해보니 아래의 뜻이 나왔다.
2. 어수선한 사태를 거두어 바로잡다.
3. 어지러운 마음을 가라앉히어 바로잡다.

 

 

 

어수선하고 어지러운 내 인생과 마음상태를 내 마음에 들게 바로잡아가는 스토리를 누군가 읽고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 창피한 마음이 들면서도, 결국은 나를 위하는 일이라는 생각에 더 공들여 쓰게 된다.
우리 모두가 언젠가 한번쯤은 겪을 ‘처음’을 다음 뉴비를 위해 어떤 형태로든 남겨놓는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래서 하여튼, 이 카테고리는 거창하고 심오한 기록보다는 미시적 사회생활사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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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되고싶다’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아직까지는) 유일한 사람, a가 어디선가 했던 말을 흘러흘러 듣게 되었다.

나의 속을 자꾸 긁어놓는 선배 b가 있는데, 그녀가 워낙 효율적으로 영악한 사람이라 그 누구도 그녀의 진실을 모를 것 같아 억울한 적이 많았다. 꾹꾹 눌러 삼키다 겨우 동기 몇에게 털어놓고, 선배 한둘에 이야기한게 내 용기의 전부. 근데 그런 그녀의 찐 면모를 a가 알고 있는것 아닌가. 평소 부하직원의 흠결을 부러 짚어내는 사람이 아닌데 그런 말을 했다는 것도 놀라웠고, 그가 짚어낸 내용들이 모두 너무나 정확해서 놀라웠다. 직급이 직급이니만큼 자리도 동떨어져 있어서, 모르자하면 모르기 쉬웠을 일들을 그는 모두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놀랍게도 나는 그 사실에 무척 큰 안도감을 느꼈다. 그가 어떠한 조치를 취해준 것도 아님에도 그랬다. 그냥 내가 지나쳐온 모든 일-그게 무엇이든간에-을 내가 아끼는 사람이 눈치채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척이나 큰 위로가 되었다. 아무리 감추려고 해보아도 내 본연의 모습이 감춰지지 않듯 아무리 숨기려 해도 숨겨지지 않는 것들이 있나보다 싶다. 권선징악까진 아니더라도 ...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도 누군가 한명쯤은 따듯한 눈을 거두지 않았을 수 있다.

오늘만 해도 낮술을 먹고 들어와 직무를 유기한채 마음껏 오후 시간을 즐기는 자를 보며 바닥 모를 환멸이 났지만
a는 다 안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마음이 나아졌다.!
신을 믿는 마음이 이런 것일까
산타할아버지는 다 알고 계신대(?)

 

 

 

요약: a 개조아/ b 다 뽀록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