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끝

오늘만큼은 정말로,
빨리 내일로 넘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소풍 전 날처럼 기다려지는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싫고 아팠던 오늘 하루가 빨리 그냥 저물어버렸으면 하는 마음에서.
어느것 하나 뜻대로 되지 않았던 오늘 하루를 빨리 지나버리고 싶다. 그러고 싶어서 저녁시간을 애써 흥청망청 보냈는데 이제야 아홉시 반을 겨우 지났네.
모든게 실패한 느낌이다. 상담 없이도 잘 견디어 보려했던 것도, 씩씩한 마음을 먹으려 애쓴 것도, 웃어 넘기려고 했던 일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