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reating myself🏄‍♀️🧘🏻‍♀️

강릉으로 다녀온 1박 2일 리트릿 기록 🚄

강릉으로 1박2일 리트릿을 다녀왔다. 비치요가 두번과 서핑 강습 한번이 포함된 일정. 엄청난 외향인들 사이에 있으니 내향인의 자아를 새삼스럽게 자각하기도 하였고(ㅋㅋㅋ), 비치요가나 서핑 모두 한번도 해본 적 없었던 경험이라 이틀간은 업무 생각이라고는 요만큼도 들지가 않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단연코 서핑. 바다는 생각보다 깊었는데 그걸 깨달을 새도 없이, 그 어떤 망설임도 준비도 없이 그냥 첨벙 빠져들어버렸다.(아마도 강사님의 전략 아닌 전략이었지 싶다.) 마음 속 두려움이 채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전에 앞서가는 이들을 좇아 보드 위에 납작 엎드렸다. 너무 재빨리 일어난 장면이라 어떻게 파도 위로 올랐는지 디테일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지, 하는 구상을 하려 그 장면을 되짚어 떠올려봤는데 잘 안된다. 그냥 정신을 차려보니 바다였고 파도가 쳤고. 나는 그 위를 패들링하여 나아가는 중이었다.

패들링은 정말정말 힘들었다. 파도는 계속해 몰려오고, 파도가 좋은 날이라 바다 위 서퍼들도 가득했다. 파도를 타려면 강사가 있는 위치로 열심히 헤엄쳐가야했는데, 파도는 나를 기다려주지 않고 치니까 자꾸만 빨간 모자의 실루엣으로부터 슬금슬금 멀어졌다. 나중에는 어깨와 팔이 너무 아파서 그만 헤엄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들어보니 서핑에 쓰이는 근육 위치가 필라테스 등 다른 운동과는 조금 달라서 서핑을 처음 시도하는 사람들은 1시간은 커녕 40분을 타는 것도 힘들고, 근육통이 많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영영 떠내려가는 것이 무서워서 쉴새없이 패들링을 했는데, 다음 서핑 트립때는 그냥 바다 위에서 노닥거리는 시간도 좀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보드 위에 서는 것은 패들링에 비하면야 달콤한 순간이었다. 남자보다 여자들이 테이크오프 동작을 쉽게 성공한다고 한다. 더 가벼워서 그렇다나? 잠시 서고 물에 빠지고 돌아나오고를 반복하였다. 보드 위에 서고 몸의 중심을 가져가는 연습이 체화돼있어야 실제 파도 위에서도 더 오래 즐길 수 있는 것 같았다. 파도는 나를 기다려주지 않고, 보드 위에 서는 일은 얼떨결에 순식간에 일어나니까. 첨벙하고 크게 빠져들고 나면 다시 라인업으로. 열심히 패들링하다보면 파도를 기다리는 서퍼들과 자연스럽게 눈인사를 하게 됐다. 파도는 랜덤하게 주어지니만큼 모두들 여유있고 침착해보였다.

다리에 쥐가 나려해서 슬렁슬렁 물 밖으로 나왔다. 따뜻한 모래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레모네이드를 마시며 서퍼들을 바라봤다. 멋있잖아..! 힘차게 패들링 하는 사람들도 파도를 어깨 너머로 살피며 속도를 맞추고 마침내 일어서는 사람들 하나하나가 너무 멋있었다.

비치요가를 진행해주신 이사벨 선생님은, 요가는 결국 사바아사나에 잘 들기 위한 과정이라고 했다. 앞서 행한 아사나들에 충분히 몰입하지 않았다면 온전한 사바아사나에 들기도 어렵다. 가장 쉽지만 동시에 가장 어려운 아사나가 사바 아사나☁️. 어쩌면 파도타기도 그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된 패들링이 지나면 파도 위에 오롯이 서는 순간이 온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언젠가 만날 나의 결정적 파도를 위해 잔근육을 단련하는 일, 그리고 가끔은 윤슬을 보며 힘을 빼고 시간을 즐기는 연습. 첫 서핑 트립에서 배운 것은 이런 것. 나의 파도를 즐겁고 기쁘게 힘있게 탈 수 있기를!

 

 

 

✨Highlights of the trip -

예린콘에서 산 굿즈 개시

최대한 필요한 것만 챙겼다

 

 

 

색이 바랜 간판마저 귀여웠던 가게

 

 

강릉 왔으니까 막국수랑 옹심이. 옹심이 진짜 맛있었다..
요가+서핑 둘 다 연속해서 해야하니까 많이 안먹으려고 했는데 둘이서 메뉴 세개 뿌심

 

 

나마스떼

 

 

 

 

요가 끝나고 얼음물 벌컥벌컥하고 바나나도 하나씩 냠

 

 

 

 

충전했으니까 입수!

 

 

 

제일 좋았던 바다

 

 

 

 

로컬다이닝&하이볼

 

 

 

 

자기 전 독서. 스테이의 책꽂이에 꽂혀있는 책 중 맘에 드는 것을 골라왔다.

 

 

 

 

두번째 비치요가. 

물, 선글라스, 지갑이 끝

 

 

 

 

멋졌던 아침 8시의 윤슬

 

 

 

 

짧은 레깅스를 신었더니 다리가 이런 모양으로 탔다 😂

 

 

 

정말 맛있었던 두부 스프레드!!!!!!! 매일 아침으로 먹고싶은 조합

 

 

 

숙소가 매우 프리한 분위기였다

저 스피커가 벽이랑 너무 잘 어울렸다

 

강릉두부크림치즈베이글w꿀

 

기차 타기 전에 쫄깃 베이글 먹고 사바아사나

 

 

집 와서 노곤노곤하게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