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rden in the air🌿

Bgm-콜드-터널 (2021.9.14) - 나의 기능 중 어떤 것이 고장나버렸으면 하는 날이 있다. 너무 예민한 나의 눈치, 시도때도 없이 드는 열등감 같은 것들. 이런 것들은 왜 잠시 끄는 것 조차도 어려운지. - 지난주부터 뇌리에 박혀서 나를 놓아주지 않는 문장이 있었다. ㄱ과장님은 야근 안하던데, 뭘 더 맡았나? 하는 말이 그렇게나 마음이 아팠더랬다. 어떻게 알고 그런 반가운 타이밍에 전화를 하신건지, 그날 저녁 실장님과 나눈 오랜만의 대화에 마음이 꽤 든든해져서 괜찮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월요일에 야근을 하다보니 ㅁㅎ이의 그 말이 또 떠올라 나를 괴롭혔다. 자꾸 선배들이 나와 ㅁㅎ을 엮어 밥을 사주는 통에 나는 자꾸만 그 아이와, 미움 가득한 나의 마음과 마주앉아야만 한다. 미운 마음을 최대한 삼..

인생수습 n일차 2021. 11. 23. 09:14

- 요즘 나는 그레이아나토미를 다시 이어보는 중. 외과 병동에서는 삶과 죽음을 가르는 경계가 매트릭스처럼 촘촘히 그어져있다. 그 모든 소란 속에서도 사람들은 사랑을 하고, 화를 내고, 울고, 웃는다. 그 지점에서 묘한 위안을 얻게 된다. 저렇게 생사를 다투는 순간에조차도 한편에서는 소소한 인생의 드라마가 일어난다는게. 모든 것을 앗아갈 것 같은 상황에서도 앗아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는게 위로가 된다. 자꾸만 소란해지기만 하는 나의 삶에도 저런 소소한 순간들이 있다는 감각을 메러디스를 보며 더듬더듬 되찾는 것 같다. - 얼마전 정미에게 나는 어떤 면에서는 엉망진창이고, 어떤 면에서는 완벽하다고 말했다. 지금 나의 상태를, 2021년을 한 줄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믿었던 사람에게 크게 실망하여 다치고, 사랑이..

dailylog 2021. 11. 21. 23:36

정신없이 와리가리하다가 문득 정신차리니 벌써 입추가 지났다 여름과 더위를 항상 괴로워했던 나인데, 청량한 여름의 끝내주는 맛을 처음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7월에서 8월 중순까지, 여름 복습 bgm은 무조건 이거 Rejjie snow - Purple Tuesday 여름이 존재감을 키울 쯤이었고 이상하게도 긴장되는 마음으로 떡볶이를 먹고 돌아오는 길에 들린 카페. 이 공간만 오면 이상하게 차분해진다 여름의 내가 도전한 일 - 1. 뉴그라운드 나의 조각모음을 하려고 일 기록 활동에 참여해보았고 재미있었다 스스로의 한 귀퉁이를 내어보이고, 따뜻한 언어로 피드백하고 응원하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지니까 일상에 탄력이 붙는 느낌이었다. 피드백이 한창 고팠던 때라서 더더 귀한 시간이었고. 뜻하지 않게 새 팀에 오게 되었..

dailylog 2021. 8. 15. 00:27

무조건 긍정적으로 구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때때로 무조건적 긍정이 폭력이 되기도 한다고 느껴서인데, 아무리 그렇다곤 해도 사사건건 비관으로 임하는 사람의 어휘들은 그것 자체로 상처가 된다. 안그래도 말에 예민한 나는 그런 말들이 주어질 때마다 휘청인다. -다 니 탓이야 -(나를 지목하며) 얘가 일 안하기로 유명하잖아;; -회사 일 열심히 하지마 그래봤자 바보야 그냥 돈 되는걸 해 -(어떠한 표정도 짓지 않았는데) 야 표정 싹 바꾸지 마 얘봐 -너 새치가 왜이렇게 많니? 일도 안하는 이런 애들이 꼭 머리만 샌다니까. 조용히 열심히 하고 있는 와중에 이런 부정적 피드백을 접하면 어쩔 수 없이 기분이 가라앉는다. 아무리 개소리라고 생각해도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나는 무엇을 하든 나의 시..

인생수습 n일차 2021. 7. 26. 2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