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수습 455일차 - 수습 불가가 되어가고 있는건 아닐까

오늘은 입사 455일차, 회식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이다.

그간 너무 많은 일이 있었어서
어떤 얘기부터 시작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앞으로 틈나는대로 풀어나가겠지만
요약하자면 남의 돈을 벌기가 이렇게나 힘들다^^!는 것?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꼰대의 세상 속에서 버텨내기란 역겹고도 처절한 일이라는 것?


암흑기와 같았던 겨울을 지나고 나니 남은 것은 분노 뿐이다......
정말로 마음의 병이 생긴 것 같다.

믿었던 사람한테 몇번이고 뒤통수를 맞고
비슷한 연차의 사람들과 끊임없이 비교를 당하고
무논리로 일관하는 사람들과 수만초의 통화를 하고..협박 당하고 그러는 중에 또 뒤통수를 맞고

특히나 그 뒤통수들이 너무나 교묘해서
외부에 말할 수도 없었다.
결국 상처는 그냥 안으로 옮고....





오늘 자리에선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그 와중에 생각한 것은
‘차장처럼 일한다’ ‘신입처럼 일한다’가
근태를 나타내는 단어로 통용되는 것이 너무 화가 난다는 것이다.

신입은 죽어라 일해도 되고, 차장은 팽팽 놀지않으면 안될 일인가?
근데 이곳의 모양새를 보면 그러하다.

무능한 사람들, 무의욕의 사람들이 포진되어 있으면서 일은 아래로 하청의 하청을 주는 탓에
아랫 사람들은 폭언 또는 철저한 방치를 견뎌내면서 격무에 시달린다.


문제제기가 이뤄지지만 정화되지 않는다
차장급이 다가올수록 편해질 궁리만 한다
차장급에 가까워질수록 온갖 말로 포장하여 일을 떠넘기고 어떻게든 편해질 궁리뿐이다.

실무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 편해지려는 마음은 알겠으나
최소한의 책임도 지려하지 않으니 문제다
더군다나 차장급에 오르는 과정 내내 열정을 다해 일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저런 궁리를 하는 사람들의 태반이
젊은 시절에도 그런 모습이었을 것이다
말로는 ‘요즘 젊은 것들 노력을 않는다’하지만
제발 성찰을 좀 해봤으면 좋겠다.


요즘 신입들은 왜 낭만도 없고 열정도 없냐며 격려를 가장한 질타의 말들을 하는데
그렇게 만든 것은 다 너희들이다

선배가 떠맡긴 일에 온갖 험악한 소리를 들어가며, 과도한 책임을 져가며 일하는 주니어들이 어떻게 낭만을 가지고 열정을 가지나


동기들 모두 시름시름 앓다 못해 썩어가고 있다....
나도 언젠간 ‘차장’이 되어있을까
수습 불가가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슬픈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