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자 매듭짓기 2021

1. 1월의 에피소드

- 1월은 너무 까마득해서 사진첩을 열어봤다. 정말이지 행복했네 나. 사진 속 내 얼굴이 생경할 정도로 해밝다. 집꾸미기와 홈파티에 맛들인 날들이었다. 정산으로 인해 야근을 계속하는 와중에 와인파티도, 과메기 파티도 하고, 혼자서도 멋들어지게 스테이크에 가니쉬까지 곁들여 차려먹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은 창립기념식. 또래 입사자들 중 가장 늦게 우수사원상을 받았는데, 참 이게 뭐라고 그간 알게 모르게 쌓인 마음의 찌꺼기가 씻기는 느낌이었다. 아주아주 기분 좋은 향이 나는 거품목욕을 한 느낌. 거기에 큰 몫을 한 건 두 jm.



- 내가 느껴온 소외감과 설움을 알고 있었던 배등대가 아주아주 예쁜 플라워박스를 안겨주었다. 그야말로 시끌벅적한 축하였다. 이 정도 일, 이깟 상, 이게 뭐라고 서러웠나 조금 창피한 마음도, 현타도 들 법한 날이었는데 등대 덕분에 정말 구김없이 행복했다.




- 휴가였던 b와는 함께 축하 저녁을 먹었다. 지난 한 해 너무너무 애썼다고, 너가 얼마나 고민하고 정성 들여왔는지 가장 가까이서 보아왔고, 그것만큼은 누가 뭐라고 해도 자신있게 증언할 수 있다고 말해줘서 눈물이 핑 돌았다. 귀갓길에 붕어빵을 한봉 사다 쥐어줘서, 핫팩처럼 붕어들을 안고 따뜻하게 들어갔던 기억이 난다.


- 회사의 의례적 인정보다도 내 동료, 내가 아끼는 사람들의 인정과 축하가 더 뜻깊었다. 하루를 온전히 축하와 사랑으로 채운 기분이라 다시 태어난 느낌마저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