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120의 밑줄

<부수적 피해> 지그문트 바우만

170117 시작

복지 국가에 대한 재정 지원이 부족해지고 붕괴되며, 심지어 적극적으로 폐지되는 것은 자본주의 이윤의 원천이 공장 노동자의 착취에서 소비자의 착취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또한 소비 시장의 유혹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자원이 없는 빈민에게는, 소비 자본의 관점에서 본 '유용함'을 증명하는 현금과 신용 계좌('복지 국가'가 제공하는 종류의 서비스가 아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27

한 나라에 '사회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은 개인의 불운과 그 결과에 대해 공동체가 집합적으로 보호한다는 원칙을 장려할 때이다. '상상된 사회'를 '진정한 총체성'(만질 수 있고 느낄 수 있고 그 안에서 생활할 수 있는 공동체)의 수준으로 고양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선언되고 가동되고 작동의 신뢰성을 얻어 낸 원칙이다. 그래서 (존 던의 용어를 빌리면) 불신과 의심을 만들어 내는 "이기주의의 질서"를 신뢰와 연대를 촉발하는 "평등의 질서"로 대체하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 원칙이 정치 집단을 민주적으로 만든다. 즉 사회 구성원을 시민의 지위로 올려놓는다. 다시 말해서 정치 단체의 주주를 동시에 이해 당사자로 만드는 것이며, 이득의 수혜자일 뿐 아니라 이득의 창출과 적정한 배분을 책임지는 행위자로 만드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들은 공동의 안녕과 책임에 대한 긴밀한 이해에 의해 규정되고 동기를 부여받는 시민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국가가 발행한 '단체 보험 증서'의 견실함과 신뢰도를 보증하는 공적 제도들의 네트워크이다. 이 원칙의 적용을 통해 사람들이 침묵, 배제, 굴욕의 삼중고로부터 보호받을 가능성이 생기며, 실제로 종종 그렇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이 원칙이 '사회'에 공통의 공동체적 가치를 부여하는 사회 연대의 비옥한 원천이 될 가능성이 생긴다는 것이다.(그리고 대체로 그렇게 된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는 정반대방향으로 나아가는 드하다. 현실적인 것이든 상상된 것이든 '총체성'과 사회의 공동체는 점차 '공허하게'되어 간다. 개인적 자율성의 범위는 확대되고 있지만, 동시에 과거에는 국가의 책임으로 여겨졌던 기능이 지금은 개인적 고려 사항으로('자회사'로 분할되듯이) 이전되었다.

28-29

오늘날의 국가가 국민에게 실존적 안전을 약속할 수 있는 가능성과 의지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실존적 안전을 확보(인간 사회에서 정당하고 떳떳한 자리를 차지하고 배제되지 않는 것)하는 과제는 이제 개인의 기술과 자원에 의존하고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이러한 과제가 불가피하게 수반하는 막대한 위험과 고통스러운 불확실성을 개인이 짊어진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와 그 후손인 사회 국가가 근절할 것을 약속한 두려움이 사나운 모습으로 부활했다. 오늘날 하류층에서 상류층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리 불투명하고 모호할지라도 배제되거나, 도전을 이겨 내기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거나, 무시당하거나, 존엄성을 보장받지 못하거나, 모욕당하거나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31

대다수의 유권자는 오늘날 야심 있는 정치 지도자들을 '안전 경주'에서 얼마나 전력 질주하는가에 의해 평가한다. 정치가들은 안전을 저해하는 자들, 즉 현실의 인물이든 상상 속 인물이든 근처 손에 닿는 곳에 있으며 싸워 이길 수 있는 자들, 또는 최소한 이길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자들에게 강경하게 대처하겠다는 약속을 통해 상대방을 물리치려 한다. ~ 위태롭고 구제할 수 없이 취약한 자신들의 처지를 상기하게 하는 외국인 이주민들로부터 양자를 모두 보호하겠다는 약속, 또는 눈에 거슬리는 거지, 밀렵꾼, 좀도둑, 강도, 차 도둑, 집시들로부터 유권자들을 보호하겠다는 약속을 함으로써 선거에서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남부럽지 않은 생활과 존엄성에 대한 가장 심각한 위협, 그러므로 민주적 삶에 대한 가장 심각한 위협은 비난을 받는 것과는 무관한 자들에게서 나올 것이라는 점이다.

33

최근에 로랑 보넬리는 국가의 새롭고 원대한 야망과, 시민의 소심함과 무관심의 조합을 표현하기 위해 '자유살해(liberticide)'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33

안전하지 않은 세상에서는, 안전이 게임의 명칭이다. 안전은 게임의 주된 목적이며 최고의 판돈이다. 안전은 이론상으로는 아닐지라도 사실상으로는 여타의 모든 가치를 왜소하게 만들고 주목과 관심의 대상으로부터 배제한다. 지금처럼 불안한 세상에서 개인적인 말과 행동의 자유, 사생활의 권리, 진실에 대한 접근권은 삭감되거나 유예될 필요가 있다. 최소한 이것이 공식적으로 견지되는 견해이자 공식적으로 시행되는 정책이다.

35

모든 사람의 곤경이 다른 모든 사람의 곤경을 결정하는 동시에 그 역이 성립하는 지구화된 세계에서, 사람들이 더 이상 민주주의를 (한 나라에 국한해서, 또는 유럽 연합의 경우처럼 몇몇 선별된 나라에 국한해서) '따로 떼어' 보증하고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없다고 가정할 만한 타당한 이유들이 있다. 각국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운명은 전 지구적인 무대에서 정해지고 결론이 나며, 이 무대에서만 지속적인 성공의 현실적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아무리 자원이 풍부하고 강력한 무기로 무장하고 타협을 모르는 국가라 할지라도 일국의 힘만으로, 국내에서는 선택된 가치를 옹호하면서 국경 밖 사람들이 가진 꿈과 열망에 대해서 등을 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우리 유럽인과 미국인이 하고 있는 행동이야말로 정확히 그 등 돌리기인 듯하다. 우리는 외부의 가난한 사람들의 희생으로 우리의 부를 유지하고 또 늘리고 있다.

39

탄자니아의 연간 소득은 22억 달러이며, 이것을 2500만 명의 사람들이 나누어 가진다. 골드먼삭스 은행은 연간 26억 달러를 벌어들여 161명의 주주가 나누어 가진다.

39

빈곤과 불평등, 그리고 보다 일반적으로 전 지구적 자유방임주의의 참담한 부작용과 '부수적 피해'는 (북한이나 미얀마처럼 인간적 희생을 치러야 했던 경우가 아니라면)한 지역만 지구상의 다른 지역들과 따로 떼어놓고서는 효과적으로 처리될 수 없다. 하나 또는 몇몇 영토 국가가 인류의 전 지구적 상호 의존에서 '벗어날'수 있는 적절한 방법은 없다. '사회 국가'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오직 '사회 행성'만이 사회 국가가 수행하려 했고 제한된 성공을 거두었던 기능을 넘겨받을 수 있다.

43

정원사가 정원을 바라보고 다루는 방식으로 통치 기구에 의해 관리되는 사회는, 강박적이고 강제적이고 위압적인 형태로 '잡초'의 사회적 등가물, 다시 말해 의도된 질서에 들어맞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단지 존재하는 것만으로 투명함을 흐리고 청결함을 오염시키고 설계의 조화를 흐트리는 사람들을 추적하고 발견하고 뿌리 뽑고 절멸하는 데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정원과 마찬가지로 정원형 사회에 초대받지 않은 사람들, 다시 말해 잡초처럼 계획되지 않은 잘못된 장소에 자신의 씨를 뿌리고 정착한 사람들, 궁극적 조화라는 통치자의 희망을 엉망으로 만든 사람들, 그리고 정원사형 통치자의 창조물의 완전성을 의심하게 만든 사람들에게는 절멸 대상이라는 딱지가 붙었다.

56(2. 공산주의를 위한 진혼곡-공산주의가 노예제로 가는 처방전이었음이 증명된 부분)

전반적인 건강 수준은 부유한 나라가 당연히 더 높지만, 부의 수준이 비슷한 나라에서는 사회적 평등 정도가 높을수록 사망률이 떨어진다. 정말 놀라운 것은 특별히 건강과 관련한 지출 수준의 상승이 평균 기대 여명에 거의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불평등 수준의 상승은 평균 기대 여명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62

미국은 불평등 정도가 가장 높은 사회에 속하며, 일본은 가장 낮은 사회에 속한다. 

62

이러한 통계는 ~~ 우리의 만연한 윤리적 무감각과 도덕적 무관심에 도전할 뿐 아니라, 건전한 삶과 행복은 개인이 자기 힘으로 추구하고 수행해야 하는 자기 지시적 행위라는 생각이 대단히 잘못된 것임을 의심의 여지 없이 보여 준다. '이것을 홀로 행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자기 관리와 자기 보호의 목적에 위배되는 치명적인 실수다. 타인의 불행과 거리를 두는 한 우리는 이러한 목적에 다가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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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쪽의 텍스트와... 과거 읽었던 책 중 '모욕감'과 연결될 수 있는 바가 많을 듯 하다. 다시 한번 뒤적여볼 것.

-세계화, 불평등 키워드로 글을 써야할 때 좋은 양분이 될 것..!

-탄자니아 부분 fact check(upgrade)해서 써먹으면 좋을 것 같다.

-62쪽도 팩트체크! 우리나라의 불평등정도와 사회적 질병은 어느 수준인지.

지그문트 바우만이 이야기하는 '사회적 질병'의 리스트로는.. 교도소 수감 인원, 비만으로 인한 문제, 10대 임신, 모든 사회 계급의 사망률, 살인, 유아 사망률, 정신적·감정적 문제의 증가, 사회 통합과 협력에 필수적인 상호 신뢰의 감소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