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확신을 갖고싶다

새해 첫 보름일기 - 1월


BGM : 요즘 푹 빠진 Steve Lacy - Mercury

Best piece of lyrics

Can't tell if I'm winning or falling behind

새해 첫 날 내가 만난 사람은
두구두구두굳
(유퀴즈 아님)

 

어니부기..🐢ㅎㅎ
서로 엄빠에게는 서울 가는 척하고(?) 따로 접선하느라 뜬금없는 곳에서 만났다ㅋㅋ철없나
만나자마자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부둥부둥하고
맛난거 많이 먹었나보다 얼굴이 똔똔 부었네 하며 덕담 주고받으면서 카페 도착
딸기케이크 맛있었다
가로수길 테트라

오빠랑 서로의 첫 선물을 주고받은 추억의 장소 다시 가보았고 네컷도 찍음
파파라치샷만 찍다가 네컷 찍으니까 감회가 새롭네요
코노도 물론 가주고
거품이 방울방울한 칵테일도 마시구
작년에 이어 올해도 오빠랑 보낼 수 있어 좋았다

새해 첫 책은 장일호-슬픔의 방문
오가는 기차에서 다 읽어버렸다
사실 반납하기 전에 한번 더 읽음

밥 먹고 잠시 들렀던 카페. 생각보다 컸고 창문 밖 햇볕을 즐기기 딱 좋은 자리가 있었다.

사랑하는 국장님과의 점심. 뜨끈한 솥밥 먹으면서 12월에 넘어야 했던 고비들을 서로 나누었는데
그렇게 위로 될 수가. 퍼펙트한 타이밍의 퍼펙트한 점심이었다

담날은 아깽이들이랑 점심.
편견을 없애는 방법은 역시 직접 만나는 방법 뿐이라고.. 또 생각
조금 멀어진 거리에 비집고 들어왔던 악소문과 왜곡들을 얼굴보고 대화하며 다 까먹어버렸다. 리터럴리 그냥 다 먹어버림

죽기 전에 딱 한가지만 먹을 수 있다면 무엇을 먹겠나요.
나는 단연코 치즈떡..
선배들이랑 야근 후 닭갈비에 쏘주 격파하러 갔는데 직원분이 닭갈비 볶다가 치즈떡이 그만 저렇게 팅~ 하고 날라가버렸는데
내가 치즈떡..!!! 하고 슬퍼하면서 8ㅅ8 사진 찍고 있으니까 나한테 살짝 속삭이고 가셨다
"서비스로 조금 더 갖다드릴게요"
너무 아쉬워보였나봄...

덩그러니 외롭게 떨어져버린 내 즈떡이,,,,
그래도 직원분이 진짜로 즈떡 한사발 갖다주셔서 금세 행복해졌음
나 이제 죽어도 돼(?)

전날밤에 그렇게 먹고도 또 배고플 수 있다니 믿을 수 없다
그치만 새벽 세시까지 야근하고 일어난 참이었으므로 이상한 보상심리가 발동했고 그냥 먹고싶은거 시켜서 든든하게 먹음
새로 찾은 바게트 샌드위치집인데 진짜 맛있게 먹었다

온니.,,, 너무 예뻐요
이 사진 너무너무너무너무 내 취향
이런 아우라 매우 나의 지향

서울 한복판을 가로질러 장례식장을 갔다가 시랑 같이 밤카페 투어
선배가 울집까지 데려다줘서 보답 겸 커피 마시러 갔다.
빵이 맛있는 곳인데 마침 버터라우겐 있길래 혼자 또 시켜서 빵 먹방

행복했으... 커다란 소파에 널부러지듯 앉아서 꿈 같은 대화를 나누고 집에 왔다

주말 풀근무하고 스갱이랑 혜화에서 접선
혜화 해피니스
연태 하이볼 있길래 시켜봤다 맛있음 ;;

그리고 이 마파두부 밥도 짱이었다

알딸딸하게 먹고 일단백일 프로젝트 픽업하러 카페 별달밤

엄청나게 조심스럽게 들어가게 되는 공간이었다 어떻게 이런 곳에 사랑스러운 카페를 차리셨지
아쉽게도 곧 문을 닫는 시간이라고 하셔서 커피는 다른 곳에서 먹기로 하고 도로 나옴

패키지 구성이 너무 예뻤다... 갬성
스갱이는 S이므로 나의 갬성가득 프로젝트를 이해하지 못했음

캔들 포장 귀여워 동글동글

조금씩 아껴 읽고 있는 책. 신형철의 인생의 역사
새해부터 읽기 시작한 책이다

캔들은 침실 한켠에 두고 종종 키고있음

이 사진 약간 일본 잡지에 나올 것 같은 재질
내가 찍고도 맘에 들어버림

오랜만에 보는 동기와 점심
담에 또 가야겠으

여기도 담에 와바야지



그 후부터는
고난의 합숙 주간 시작

첫날은 차자님이랑 소소하게 맥주 한잔 하고

별안간 조식 먹는 사람 됨
밖에만 나오면 아침 먹는 사람 된다

너무너무 완벽했던 반숙후라이
최애임 최애

합숙 기간 내내 울 일이 많았다. 보고서 쓰는 것도 힘들고 집중 못할만큼 쏟아지는 본 업무도 힘들고.
첫 날 빼고는 아마도 다 울었던 것 같은데
그래도 중간중간 웃을 수 있었던 순간은
1)몰래 튀어서 숙소 와서 아무 생각 없이 길모어걸스 빈지워칭할 때
2)오빠가 몰래 챙겨준 딩대 굿즈
3)늦은밤 혼자 리딩타임
4)출근하기 전 내 책상에 몰래 올려준 간식들, 울다 부은 눈으로 등장했을 때 데리고 나가 사준 커피 한잔.. 이런 것들

사랑은 계산되지 않는다

셋째 날은 요거트랑 전복죽, 사과, 오믈렛을 먹었다
누가 매일매일 이렇게 아침 차려주면 좋겠네

새벽 일찍 나온 날. 커피 사들고 출근
걷다보니 삐죽 흘렸다

셋째날은 진짜 몰래 튀었다.. 힘듦 max
보고서 상태를 생각하면 더 있었어야하지만 이 이상 하기 싫고+못하겠어서 얼른 접고 그냥 나왔다

그래도 오빠가 숙소까지 손잡고 델따줘서 조금 충전됐고
침대에 찌그러진채로 한참 누워서 마저 충전하고 씻었음

간밤에 조금 회복하고 비오는 아침
산책하듯 출근



이때까지는 기분 좋았는데 오전 내내 고집쟁이들한테 시달려서 너무너무 녹초 상태가 되었다
그런 와중에 찾아와준 큰벗

춥고 바쁜 때이지만 짬 내어 따뜻한 밀크티 마시면서 그동안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침 비도 오고 차분한게 어떤 이야기를 해도 될 것 같은 그런 날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보낸 일, 업무하며 나를 잃을까 겁날만큼 시달린 일,
안 보는 사이 서로의 마음 안에서 일어난 일, 그런 것들

 

 

 

오후에는 급기야 팀장님께 못하겠다 선언하고 집으로 대도망. 이 팀 온 후로 온갖 일 다 있었지만 이런 도망도 처음이었다. 입사 이래 처음인듯
집 오자마자 소곱창 시켜먹었다 보상 두번만 더 했다간 굴러다닐듯

 

 

너무너무 피곤했는데, 아주 좋은 책을 읽어야할 것 같은 밤이었다
좋은 문장으로 잃어버린 귀퉁이를 채워내야할 것 같은 그런

담날은 친구들 청첩모임@강남
강남역 갈 때마다 너무 진빠져서 거의 뭐 연례행사임
쿨타임 최소 일년. 24년에 가는걸로

 

 

매사에 선명한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도 신기하기도 하다. 자만하면 안된다, 나부터 먼저 돌아봐라,하는 아빠의 말이 정언명령처럼 내 안에 자리잡아서 그런지 나는 뚜렷해지기로 마음먹기까지 예열 시간이 조금 걸리는 편이다. 물론 그러한 점은 나의 역사에서부터 비롯된 것이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나만의 대체불가능한 무기로 작용하기도 하는 면이니 미워할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은 정말이지 선명하고 또렷하고 싶다.
..는 생각을 하며 회현에서부터 서대문까지 걸었다

 

 

오빠 일하고 있다해서 데리러 가다가 땅콩과자 발견해서 너무 반가워서 겟
방부제 그득한 옛날맛

며칠 계속 단백질이 땡겼음..ㅎ히

빌려줄 땐 안 이랬던 것 같은데^^..

주말근무하고 스갱이 만나서 청하 한잔 하고
케이크까지 조졌다
시발비용이 아니고 시발식욕?

지난 시간, 작은 일에 흔들리고 큰일에 무관심했다는 생각.
밥을 먹고 병원에 가는 일보다 나를 건강하게 하던 일들을 다시 찾아야지. 침묵 속에서 편지를 쓰고 침묵 속에서 기도하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