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rden in the air🌿

- 단언컨대 수정은 극성의 엄마는 아니었다. 모든 사람이 모든 순간을 치열했던 고등학교에서도 나는 나를 몰아붙이지 않는 부모를 둔 거의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학교는 모두가 커다란 목적을 안고 온 사람들이 모인 곳이었으니까. 그곳에서 나는 수시로 우리 엄마아빠는 조금 결이 다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 사실에 숨통이 트이는 날도 있었지만 가끔은 서운한 마음도 들었더랬다. 나도 내가 알아보기 전에 엄마아빠가 극성으로 알려주었으면, 내가 직접 해결하려고 고심하기 전에 득달같이 달려들어 거들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어쩔 수 없이 들기도 했다. 바람과 달리 엄마아빠는 한결 같았고 나는 겨우 나의 힘으로 어떤 시절을 났다. 그래서 서툴렀고 그래서 후회한 것들도 많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냥 그런대로..

dailylog 2022. 10. 10. 04:07

스트레스 받을 때 서로 찾게 되는 아지트 같은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다행인 일 회의가 끝나자마자 시를 붙들고 베테랑 칼국수 먹으러 왔다 시가 나를 붙든거였나, 무튼간에 새로 생긴 커피바 츄라이 라떼 존맛임... 저녁에는 동동이들과 모임이 있었다. 신당역 근처에 봐두었던 와인바 시즈닝 애피타이저부터 존맛 레드보다 화이트가 땡겨서 요걸로 왜 이제야 모였니~~~ 어른 돼서 보니까 더 재밌다 이 전복 리조또가 미친맛이었다 코로나 걸리기 전에 먹은 것 중 제일 맛있었음 ㅠ 동동이들 원픽도 요거 화이트라구파스타였나? 매장 분위기가 깔끔했다 조용히 담소 나누기에 완벽했음 시험 준비를 하느라 오랜만의 만남이었는데 준비하는 내내 내 생각이 많이 났다고 한다. 언니는 어떻게 버텼을까 언니는 어떤 생각을 하며 지나왔을까 ..

dailylog 2022. 10. 7. 07:57

포르투갈 여행 기록 - 1.목요일의 리스본 나의 여행 스타일은 어느 나라를 가건 모든 요일을 겪도록 진득히 눌러붙는 것. 열심히 빠릿빠릿 돌아다니는 여행도 좋지만, 나의 몸과 마음에 더 편안한 형태는 그런 여행인 것 같다. 몇개월 전부터 마음 먹었던 여행이었고, 함께할 이도 구해두었고, 날짜도 헤아려 찜해두었고. 입사 후 처음으로 떠나는 장기여행이었고 내 인생 첫 유럽이었다. 훌쩍 다가온 여행 전날 밤. 이제 2년 전의 기억이라 많은 것이 휘발되어서 정확한 정보들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래도 생각나는대로 기록해두어야지. 뭐, 나중에 떠오르는 것들이 있으면 그때 추가해두면 되니까. 떠나기 전날 밤에는 이런저런 계획을 점검하고, 맹구와 카페에서 만나 작별인사를 했다. 비교적 짧은 노티스에다, 발렌타인데이..

footprints everywhere 2022. 9. 12. 22:55

걸리고야 말았다..코로나... 밀접접촉이 있긴했지만 그와 비슷한 일은 이전에도 많이 있었다. 짐작컨대 건강검진만 하지 않았어도(피를 뽑고 피곤에 시달리지만 않았어도) 용케 피해갈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검진날마다 나는 기력이 쇠하는 것 같다 경험적으로 그러하다......... 공복 상태로 검사 줄 휙휙 옮겨다니고 거기다가 케텍스도 세시간 탄게 무리였지 싶다. 게다가 전날은 자정까지 야근을 했으니.. 암튼 아프기 시작하니까 시간이 남아돌아서 포스팅.. 감사날부터 시작 살면서 처음 받아보는 감사.. 낮에 왼종일 빡침+왼종일 감사실 들락거리며 시달려서 저녁에는 진짜 기운이 1도 없었다 겨우겨우 집에 감 어니부기가 부축하다시피해서 집갔다 어렵사리 마무리한 금요일. 한주 잘 넘긴걸 축하하며 오빠랑 한잔 먹다가 바람..

dailylog 2022. 9. 12. 01:48